가람에는 ‘대당서역벽화’라는 제목의 길이 50m에 이르는 거대한 벽화가 안치되어 있습니다. 이 벽화는 일본 고유의 전통적인 양식을 사용하는 일본화의 대가이자, 수많은 실크로드 관련 작품으로 잘 알려진 히라야마 이쿠오(1930~2009)가 그린 것입니다. 히라야마는 본인 스스로 현장의 발자취를 쫓기 위해 150회 이상이나 현지를 방문하여 현장의 여행을 간접적으로 체험했는데, 그 과정에서 스케치한 그림이 이 거대한 벽화의 바탕이 되었습니다. 1980년에 제작을 시작해 취재를 포함하여 완성하기까지 소요된 기간은 약 20년, 4000장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스케치가 그려졌습니다.
작품은 현장이 기록한 여행 수기인 ‘대당서역기’에 등장하는 7개의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맨 처음에 그려져 있는 장면은 17년에 걸친 현장의 여행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이기도 했던 장안(현재의 시안)의 대안탑입니다. 대안탑은 현장이 인도에서 가져온 경전과 불상을 보관하기 위해 세워졌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장소입니다. 두 번째 그림에는 현장이 국경을 넘어 고향을 떠나는 장면이 그려져 있으며, 세 번째 그림에는 실크로드의 중요한 교역 거점이었던 고창(투르판)으로 향하는 도중에 통과한 고비 사막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고창의 왕은 현장에게 안내인과 말을 제공했지만, 천산산맥을 넘어 해발 4,284m의 베델 고개를 향해 오르기 시작했을 때 현장은 곧 다시 혼자 여행을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깨닫게 됩니다. 이 때의 모습이 이어지는 3장의 그림의 주제입니다. 다섯 번째 그림에는 현장이 방문한 아프가니스탄 바미얀의 암벽에 조각된 마애불이, 여섯 번째 그림에는 인도 데칸 고원으로 저무는 석양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마지막 그림에는 고대 인도 마가다 왕국에 있었던 날란다라는 이름의 불교 사찰이 그려져 있습니다. 현장은 이곳에서 2년간 공부하며 법상종의 기반이 되는 유식파의 가르침을 터득했습니다.
현장삼장원 가람의 대당서역벽화는 특별한 시기에만 일반에 공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