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서탑

야쿠시지 절은 동탑과 대칭을 이루는 위치에 서탑을 세움으로써 일본에서는 최초로 2개의 탑을 가진 사찰이 되었습니다. 창건 당시에 만들어진 서탑은 1528년에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하쿠호 시대(645~710)의 양식으로 1981년에 재건되었습니다. 붉은색과 푸른색으로 화려하게 채색된 이 탑은 허름하고 낡은 동탑과는 대조적이지만, 창건 당시에 탑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게 합니다.

불탑은 부처의 뼛조각 등 중요한 유물을 보관한 건축물입니다. 야쿠시지 절의 두 탑에는 석가모니의 생애를 묘사한 석가팔상상이 있습니다. 동탑과 서탑 각각에 4개씩 안치되어 있는데, 동탑에는 석가모니가 출가하여 깨달음에 이르기까지의 전반생이, 서탑에는 35세에 깨달음을 얻고 80세에 사망할 때까지의 삶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들은 모두 현대 조각가인 나카무라 신야(1926~)의 손을 거쳐 청동상으로 제작된 것입니다. 그는 뛰어난 영적 작품으로 알려진 인물로 문화훈장을 받기도 했습니다. 서탑의 4개 장면 중 첫 번째는 인도 부다가야에 있는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명상을 하던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은 모습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인도 사르나트에서의 첫 설교로 시작되는 45년간의 포교 생활을 그렸으며, 세 번째는 그가 마침내 열반에 다다른 단계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마지막 네 번째는 석가모니의 장례식과 신자들에게 나누어진 그의 뼈가 인도 주변 사찰에 매장했다는 8개의 뼈항아리에 담겨지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