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다층 건물은 야쿠시지 절의 동탑입니다. 야쿠시지 절은 나라에 있는 7개의 큰 사찰 중 하나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불교 종파인 법상종의 대본산입니다. 동탑의 높이는 34m이며, 1300여 년 전에 건립된 이래 화재와 여러 재해를 견뎌낸 야쿠시지 절의 유일한 목조 건축물입니다. 야쿠시지 절의 국보 중 하나로도 꼽힙니다.
실제로는 3층탑이지만, 건설 당시의 최첨단 건축 기술로 6층처럼 보이는 구조입니다. 맨 위의 지붕과 세 번째, 다섯 번째 지붕만 중앙의 기둥이 받치고 있는 진짜 지붕이고, 나머지는 모코시(裳階)라 불리는 일종의 차양입니다. 모코시는 외관을 아름답게 꾸며주는 장식이기도 하지만, 탑을 비바람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도 합니다.
서로 다른 크기의 지붕과 모코시를 독특하게 조합한 모습은 ‘얼어붙은 음악’이라 표현될 정도로 리드미컬한 밸런스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이 표현은 일본 미술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미국인 미술사학자이자, 도쿄제국대학의 교수이기도 했던 어니스트 프란시스코 페놀로사(1853~1908)가 최초로 사용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1897년에 그가 작성에 관여한 최초의 일본 중요문화재 목록에도 야쿠시지 절의 동탑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탑 위에는 청동 투각 위에서 춤을 추고 횡적을 연주하는 천인들의 모습을 묘사한 수연(水煙: 탑의 구륜 윗부분에 불꽃 모양으로 만든 장식)이라는 장식이 있는데, 여기에는 탑을 화재로부터 보호하려는 염원이 담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