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전래의 길과 야쿠시지」
바수반두보살상(왼쪽)



덴무(天武) 천황이
황후의 병이 낫기를 바라며
창건한 야쿠시지(薬師寺)는
사람들의 기도와 함께
1,350년의 세월을 걸어왔습니다.
화재와 전쟁, 지진 등
수많은 시련을 겪으면서도
약사삼존상과 동탑은
창건 당시의 모습을
지금까지도 간직하고 있습니다.
자,옛 기도와 현대의 발자취가 교차하는
야쿠시지의 역사
그림 두루마리 속으로 떠나볼까요?
하쿠호의 기도
먼 옛날, 하쿠호(白鳳) 시대 하늘 아래.
덴무(天武) 천황은
조용히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오로지 황후의 병이 낫기만을 바라며――
그런 마음에서 만들어진 것이
야쿠시지(薬師寺)입니다。
당초 후지와라쿄(藤原京)의 우쿄(右京)
팔조삼보(八条三坊)의 땅에
기원과 아름다움을 담은 사원이
탄생하였습니다。
덴무 천황의 소원은 『일본서기(日本書紀)』
동탑 찰명(刹銘)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천명은 무상한 법……
686년, 덴무 천황이 서거합니다.
슬픔에 잠긴 가운데
황후인 우노노 사라라(鸕野讚良)황녀가
즉위합니다. 바로 지토(持統)천황입니다.
지토 천황은 죽은 남편의 뜻을 받들어
야쿠시지의 완성을 목표로
가람과 불상 건립에 힘썼습니다.
헤이조 이전과 동탑 건립
710년,
헤이조쿄(平城京)로 도읍을 옮깁니다.
이에 따라 718년
야쿠시지도 헤이조쿄의 우쿄(右京)
육조이보(六条二坊)인
현재의 장소로 이전하게 됩니다.
본존 약사삼존상은
후지와라쿄(藤原京)에서 헤이조쿄까지
7일에 걸쳐 운반되었다고 전해집니다.
또한 야쿠시지는
승려와 비구니를 관리하는 승강소(僧綱所)로서
일본을 대표하는 사원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모인 승려들은
사람들의 건강과 세상의 평화를 기원했습니다.
덴표(天平)시대의 야쿠시지는
사람들이 찾는
기도의 장소로 번영을 누렸습니다.
지금도 야쿠시지는
하쿠호(白鳳), 덴표(天平)의
화려한 문화를 전하고 있습니다.
고난과 부흥의 시작
도읍을 헤이안쿄(平安京)로 옮긴 후에도
불교의 수도였던 나라에서는
나라를 지키기 위한 기도를 드렸습니다.
신과 부처 모두에 귀의하는
신불습합(神佛習合)신앙이 퍼지면서
야쿠시지는 신과 부처가
화합하는 절로 변하게 됩니다.
헤이안(平安)시대,
야쿠시지에 큰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붉게 일렁이는 불길이
강당과 회랑을 뒤덮은 모습에
많은 사람의 탄식이 울려 퍼졌습니다.
연이은 재난 앞에서 승려들은 땀과 눈물을 흘리며
절을 재건하는 데 힘을 쏟았습니다.
이 시기, 야쿠시지에서는
가람 재건과 함께 많은 법회가 시작되었고,
그 중 일부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가람 복원의 염원
시간은 흘러 가마쿠라(鎌倉)시대……
야쿠시지에서는 동원당(東院堂)을 재건하고
불법을 수호하는 사천왕을 만들었습니다.
이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기도와 기술이 깃들어,
지금도 변함없는 모습으로 절을 지키고 있습니다.
무로마치(室町)시대,
야쿠시지는 또다시 재앙을 겪게 됩니다.
지진과 대풍,
그리고 사람들의 전쟁에 휘말립니다……
상처 입은 야쿠시지의 복원을 위해
역사 속의 사람들도 움직입니다.
전란 후에도 승려들은
재건의 희망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그 노력은
여러 세대에 걸쳐 이어집니다.
에도(江戸)시대에 이르러
야쿠시지는 막부에 여러 차례
가람 재건을 위한 모금을 요청했습니다.
승려들은 각지에서 후원금을 모아
조금씩 복원과 수리를 진행해 나갔습니다.
예전의 모습을 되찾기를 바라면서……
메이지(明治)동란과 폐허
메이지 유신을 맞이하여
사찰령 몰수, 신불분리(神佛分離)…
야쿠시지는 또다시 큰 시련을 겪게 됩니다.
가람의 수리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채
조용히 폐허의 시간이 새겨집니다.
사경이 이어주는 기도
쇼와(昭和)시대에
두 명의 최고승이
야쿠시지를 위해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귀신이라며 두려움의 대상이 된
학승(學僧)
하시모토 교인(橋本凝胤)과
그의 제자
다카다 고인(高田好胤)입니다.
다카다 고인은 가람의 복원을 앞두고
누구나 참여할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그것은 경전의 글자를 필사하는
‘사경’이었습니다.
사경을 필사하고, 경전 납입금을
가람 복원에 보태는
전례 없는 계획이었습니다.
다카다 고인은 백만 권의 사경 결연을 위해
각지에서 불심의 씨앗을 뿌렸습니다.
사경 권유의 힘으로 진행되는
가람의 복원은
교로쿠(享禄)전화 이후
500년을 맞이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금도 하쿠호(白鳳)
양식의 대가람은
사람들의 기도의 힘으로
복원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옛 마음을 미래로
세계 유산으로 등재된 야쿠시지에는
오늘도 많은 사람이 찾아와
부처에게 합장합니다.
야쿠시지는 단순히 문화재를 지키는 곳이 아니라
현대인의 기도와 함께 걸어가고 있습니다.
복원된 가람에서는
오랫동안 중단되었던 법회와 예술이 되살아나
고대 문화의 색채를
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대의 문화를 창조하고
전달하는 곳이 바로 야쿠시지입니다.
현대 미술가들이 봉납한 작품이
현대의 기도를 미래로 계승합니다.
야쿠시지의 그림 두루마리
이야기는 어떠셨나요?
하쿠호의 하늘 아래,
한 황제의 소원으로부터
야쿠시지 이야기는 시작되었습니다.
몇 번이나 불길에 휩싸이고 바람에 쓰러져도,
사람들은 그 모습을 다시 일으켜 세웠습니다.
1,300년이라는 긴 시간의 흐름 속에서
기도는 형태를 바꾸면서도 숨을 쉬며
지금도 고요한 가람에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이 그림 두루마리 이야기를 다 본 지금,
당신의 마음 또한 시간을 넘어
새로운 시대로 이어져 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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